한목협 열린마당 준비한 김경원 대표회장 “분단 70년, 역사적 시점서 교계 갈팡질팡”

입력 2015-04-26 15:57

“올해는 해방 70주년, 분단 70년, 한국교회 선교 13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 아닙니까.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지 논의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자리를 마련했어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서울 서현교회 목사는 25일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서현교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하는 한목협 제29차 열린대화마당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김 목사는 한목협 대표회장,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이사장 등을 맡으며 고 옥한흠 목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교회 갱신운동을 이끌고 있는 목회자다.

김 목사는 “가나안 정복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던 이스라엘 민족이 ‘우리가 어디로 갈꼬’라며 탄식했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분열을 거듭하다 보니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면서 “한국교회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점인 올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개인주의, 물질주의, 세속화 물결이 교회 안으로 거세게 밀려들어 오고 탈권위시대 교회지도자들의 권위까지 한꺼번에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전체를 보지 못한 채 자기 교회의 부흥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전체를 보는 눈,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 보니 해방 70년, 분단 70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에서 교계가 어떻게 할지 중심조차 못 잡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옥 목사의 사역을 들어 한국교회 갱신과 연합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옥 목사님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제자훈련에만 집중하셨던 분이거든요. 그랬던 옥 목사님이 1990년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물론 한국교회까지 눈을 돌린 것은 ‘내 교회 하나만 잘한다고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옥 목사님은 자기 교회 부흥만 생각하는 목회자들을 침몰하는 유람선의 고급 레스토랑 손님으로 비유한 적이 있어요. 유람선 배 밑에 큰 구멍이 났는데도 꼭대기 레스토랑 손님들은 ‘우리들은 절대 안전하다’라고 착각한다는 것이죠.”

한목협은 이런 절박한 시대인식에서 제29차 열린대화마당을 준비했다. 주제는 ‘분단 70년, 선교 130년-한국교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인데, 예장합동과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주요 목회자와 학자를 초청해 한국교회의 당면 상황을 살펴보고 시대적 대안공동체의 역할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는 인터넷 공간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기독교 여론과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목사는 “인터넷 공간에서 한국교회를 비방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대부분은 이단세력과 반기독교 세력이 악의적으로 쓴 글”이라며 “비판의식이 강한 젊은이들이 이런 글을 마치 사회적 여론인 것처럼 오판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교계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과 절망을 논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그는 “아무리 나쁜 상황이라도 하나님이 세우신 주님의 교회에 ‘절망’이라는 단정적·부정적 용어를 붙이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주님이 세운 교회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대안이 있는 비판,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요즘 같은 혼란의 시기에 이단과 반기독교 세력의 비판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는 국민일보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라며 “1988년 국민일보를 창간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한국교회사적으로 큰 결단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목협 열린대화마당에서는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 이홍정 예장통합 사무총장, 이은재 감리교신학대 교수,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가 발제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