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현금이 바닥난 그리스가 독일을 설득해 이달 내 추가 구제금융 72억 유로(약 8조3000억원) 지급에 대한 잠정 합의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그리스 구제금융에 속도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측은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의 대화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였다”면서 잠정 합의에 대한 논의가 잘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합의가 도출될 경우 그리스는 이달 말 지급해야 하는 20조 유로 규모의 4월분 연금 및 공무원 임금, 다음달 초 갚아야 하는 9억7000만 유로의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협상에 진전은 없었다는 의미”라면서 부정적인 관측도 내놨다. 그리스 일간 카니메리니는 전날 유로그룹의 실무단인 유로워킹그룹 전화 회의에서도 채권단 측은 협상 타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밝혔고, 그리스 측은 정치적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이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24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그리스가 수정 개혁안을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이날은 아무런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게 되면 다음 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11일이 그리스 운명이 결정되는 ‘성패의 날(make-or-break day)’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그리스, 독일에 이달 내 구제금융 잠정 합의 ‘사정’
입력 2015-04-24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