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 브라질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이 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세번째 방문국 칠레에서 칠레 최초이자 중남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회담한데 이어 브라질에서도 여성 지도자와 마주앉은 셈이다.
박 대통령과 호세프 대통령은 한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여성 지도자의 삶의 궤적은 큰 차이를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 딸로 자라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을 지내다 정권을 잡은 박 대통령과 달리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좌파·진보 정당에서 이력을 쌓아 대통령에 올랐다.
호세프 대통령은 특히 불가리아 출신으로 브라질에 이주, 법률가 및 기업가로 성공한 아버지 밑에서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으나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며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에는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활동했고, 1970년부터 3년간 옥살이를 하며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1970년대 말 경제학을 전공한 뒤 정치에 뛰어든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빈민 노동자 출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대통령에 당선, 브라질의 첫 좌파정권 시대를 열면서 광업·에너지부 장관과 대통령 실장을 역임하며 유력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이후 2010년 말 대선에서 승리하며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으며, 지난해 말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에너지부 장관으로 당시 룰라 대통령을 수행해 처음 방문했고, 2008년에도 대통령 실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는 룰라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박 대통령과는 지난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잠시 환담을 나누는데 그쳐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 간 첫번째 공식 회담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한.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만났다...그러나 살아온 궤적은 달랐다
입력 2015-04-25 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