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내면 뭐해, 뺏기는데”…프로야구 초반 판세, 승부의 키는 ‘불펜’

입력 2015-04-24 16:39
2015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0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1~4위에 몰려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한 번의 승패로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올해도 ‘불펜’이 승부의 키로 주목받고 있다.

강력한 1위 후보로 꼽힌 삼성 라이온즈는 투타 조화를 앞세워 단독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은 최강 불펜진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박근홍, 안지만,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삼성 구원진의 평균 자책점은 1.87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다. 불펜의 가장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는 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1.14로 가장 낮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류중일 감독은 평균자책점이 낮은 김현우와 심창민까지 1군에 합류시켜 불펜진을 강화했다.

공동 2위 SK 와이번스도 불펜 덕에 삼성의 대항마로 꼽힌다. SK 구원의 평균 자책점은 3.03으로 2위다. 매회 한 개 이상의 탈삼진도 잡고 있다. 마무리 윤길현과 좌완 정우람은 팀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다. 박희수가 복귀하고 2군에서 훈련 중인 서진용까지 가세하면 불펜층은 더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공동 4위인 LG 트윈스도 불펜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3.93으로 3위다. LG는 지난 2년 연속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팀이다. 올 시즌에도 불펜 전력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쉬운 점은 좌완 불펜 요원들이다. 마무리 봉중근과 함께 신재웅은 LG 불펜의 대표적인 좌완 투수다. 그러나 봉중근은 3세이브를 올리고도 평균자책점 24.30에 이닝 당 출루율 1.73으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신재웅도 지난해 보여줬던 구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피안타율이 0.406이나 된다.

똑같은 4위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은 불안하다.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는 악몽이었다. 9회 말 6-2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불펜이 불을 지르면서 패했다. 전날 경기도 불펜 때문에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문제는 롯데에 필승조가 없다는 점이다. 마무리를 맡기로 했던 김승회는 아직까지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고, 이정민이나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데려온 정재훈도 기대에 못 미친다. 할 수 없이 롯데는 모든 투수가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마무리로 나서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시켰다. 선수들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극심해졌고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9번째로 높은 6.23으로 치솟았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