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황새공원을 탈출한 황새 ‘미호'가 충북 진천의 하천에서 한 달 넘게 수컷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호 2세'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호'는 지난달 22일 진천군 진천읍 백곡천에 수컷 1마리와 함께 나타났다. 이 황새는 시베리아에서 월동을 위해 국내로 날아온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미호'와 수컷은 최근 짝짓기를 위한 구애에 한창이다.
‘미호'를 처음 발견해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신고한 이영섭(68)씨는 “지난달 황새를 발견한 뒤 한 달이 넘게 매일 관찰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두 마리가 동행만 했는데, 최근에는 부리끼리 맞대거나 부리로 서로 깃털을 쓰다듬어주는 구애활동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호와 수컷 황새가 같이 다니는 시간도 한 달 전보다 아주 많아졌다”며 “번식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매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윤종민 박사는 “황새는 일반적으로 생후 2년 뒤에 번식하는데, 미호는 2013년 3월에 두 살이 넘었지만, 수컷은 털의 상태 등을 볼 때 지난해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학술적으로 볼 때는 올해 봄 번식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박사는 “황새들은 짝을 만난 뒤 1년 정도 같이 생활하다 번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황새들도 계속 이곳에서 생활한다면 2세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연구원에 있는 또 다른 수컷을 이곳에 방사해 짝짓기를 시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훈 진천 군수는 “미호가 머무르는 백곡천 주변에 메기, 미꾸라지 등 먹이를 주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활용해 황새를 보호하는 감시 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홍성헌 기자
야생으로 간 황새 '미호' 2세 만들까…수컷과 구애 한창
입력 2015-04-24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