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재산목록 1호는 태양열판?” 전기 부족 탓 태양열로 자체 해결

입력 2015-04-24 06:14

북한의 전기 공급 부족 사태는 1990년대부터 만성화되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자체적으로 전기난을 해결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4일 보도했다.

특히 2010년대부터는 빛판을 활용한 전기사용이 부쩍 늘었다. 자동차나 탱크 밧데리를 활용해 전기 쓰던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주민들은 ‘태양빛판’으로 자체 전력을 생산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해결하지 못한 전기를 시장에서 판매되는 빛판이 해결했다고 말한다. 김 제1비서가 태양이 훨씬 실리적이라고 말한다. 태양열판은 ‘재산목록 1호’일 정도로 인기다.

중국산 태양전지판을 지붕이나 앞마당에 설치하고 하루 8시간 충전해 12V 조명과 TV는 정도는 볼 수 있다. 날씨가 흐린 날을 대비해 어떤 가정은 태양전지판을 두개 설치한다. 돈좀 있는 사람을 물론 빈곤한 사람들도 도적영화 시청을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빛판을 마련하는 추세다.

2000년대 초 빛판은 간부들과 돈주들만 사용했다. 지금은 도시 주민 40% 정도가 빛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빛판은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생산된 것으로 10W용 가격은 80위안(元), 30W는 240위안, 50W 400위안, 100W 800위안이다.

일년 돈을 저축해 빛판을 재산으로 구입해 지붕 위에 설치하고 나면 부자가 된 기분이다. 간부나 돈주들만 빛판을 통해 TV를 봤지만 이젠 웬만한 평민도 떳떳이 볼 수 있다는 자체가 나름 뿌듯한 일이다. 새벽에는 DVD로 한국영화를 보면서 하루 피로를 날린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속에 없어서는 안될 빛판이 유행되면서 도난 역시 유행처럼 많아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하루밤 자고나면 한 동네 빛판이 모조리 도난될 때도 있다. 도난된 빛판은 암시장에 판매되거나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도난사건은 일상사의 한 부분이라 보안원도 나몰라라 한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빛판 도난방지를 위해 신호음(경고음)을 설치한다. 태양 빛판에 손을 대는 순간 연결 된 코일선이 작동돼 집안에 설치된 종이 울린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얇은 코일선을 싹뚝 잘라 신호음을 차단하고 도둑은 유유히 빛판을 가지고 사라진다. 도난된 빛판은 옆집에 판매될 때도 있다.

아침 해가 뜨면 빛판을 지붕위에 설치하고 저녁에는 해체하여 집안에 들여온다. 번거롭지만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 하루 일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