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펑크 알려줬는데 그게 ‘불륜현장’일 줄이야”… 한 취준생의 ‘참회’

입력 2015-04-24 01:30
사진=국민일보DB, 온라인 커뮤니티

착한 일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그게 바람피는 아내의 남편에게 ‘불륜현장’을 제보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누리꾼의 글이 눈길을 끈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글쓴이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다른 SNS에 있는 글을 퍼온 것이다.

글속의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지난 17일이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사연이기에 요약해본다.

20대 중반 취업준비생이라는 글쓴이는 그날 오전 11시쯤 공부를 하기위해 집에서 나와 앞에 세워둔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건너편 흰색 대형 승용차 바퀴가 터져있는 것이었다.

‘오지랖이 넓었던’ 글쓴이는 그 차량 창문에 있는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상대는 어떤 남자였는데 “타이어가 터져서 전화를 했다는” 글쓴이 말에 “집 사람이 타이어 수리하러 갔냐?”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글쓴이가 “아파트 단지에 주차가 돼있는데 지나가다가 보니 타이어가 터져있다”고 말하자 상대는 그제서야 감을 잡은 듯 어디 아파트냐고 물으며 자신이 지금 갈테니 조그만 기려달라는 것이었다.

늦어도 30분안에 갈테니 그 차에 누가 오거나 타면 알려달라며 사례는 반드시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쓴이 그러겠고라며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뒤 전화 통화했던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른 차를 타고 나타났다.

40대 정도 보이는 이 남성은 차를 멀리(?) 주차한 후 글쓴이 차 조수석에 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글쓴이가 본 타이어 터진 차량은 자신의 아내 차인데 오늘 친구들끼리 골프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온다고 했다고 했다. 그런데 차가 엉뚱하게 여기에 주차돼 있다는 것.

여기가 아내 친구 집일 수도 있지 않냐는 글쓴이의 말에 남성은 그게 긴가민가했다며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글쓴이가 통화내용을 들으니 “지금 골프를 치고 있냐?”는 남편이 말에 “지금 치러왔다”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타이어 펑크 났으니 나와보라”라는 그 다음 남편의 목소리는 점차 흥분됐고 손까지 떨리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분명한 것은 아내는 남편이 지금 여기에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으며 남편이 점차 흥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잠시 뒤 펑크 난 타이어를 살펴보는 사람은 여자가 아니라 30대 중반정도의 남성이었다. 한참을 살펴보던 이 남성은 어딘가 전화를 걸었고 잠시 뒤엔 잠옷에 가디건을 걸친 여성이 나왔다.

그러면서 서로 엉덩이를 만지는 등 대낮에는 어울리지 않은 농짓은(?) 장난도 치는 것이었다.

모든 걸 짐작한 글쓴이가 옆의 남성을 보니 방금 벌어진 장면을 사진촬영하고 있는데 호흡이 가파른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다.

이 남편은 떨리는 손으로 어딘가 전화를 했는데 바로 건너편 잠옷 여자가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누가봐도 ‘불륜현장’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 남편은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타이어 살펴봤냐?”라고 물으니, 잠시 후 벌어질 사태(?)를 알리 없는 아내는 “골프 치고 난 후 보험사를 부르겠다”는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글쓴이가 ‘이제는 끝났구나’ 생각하는 순간 이 남편 고성의 육두문자와 함께 차에서 내려 바로 앞 ‘불륜현장’으로 달려갔고, 이를 본 불륜남자는 아파트로 도망갔는데 혼자 남은 은 아내는 놀라면서도 “여기 어떻게 알고 왔냐? 미행하냐?”며 “친구인데 어떡할거냐”고 당당히 맞서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남편의 괴성과 욕설에 아파트 경비원과 주민들까지 나왔는데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까지 충돌했다고 한다.

글쓴이에 따르면 그래도 이 남편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경찰과 주민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자기들로 인해 발행한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남편은 아내가 타고 온 타이어 터진 차량(명의가 남편인듯)을 견인조치하고 아내에게는 “오늘 중으로 짐이랑 챙겨서 친정으로 가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글쓴이에게 다가와 고맙다고 전화주겠다고 하면서 5만원을 꺼내 주는 것이었다.

남편의 부들부들 떠는 손과 눈물이 안타까웠던 글쓴이는 돈을 사양하며 남편의 손을 잡아주고 진정시킨 후 돌려보냈다고 한다.

글쓴이는 “남편이 아내에게 전화할 때 저장된 이름이 ‘안식처♥’였다”며 “ 이거 생각하면 아직도 내가 손이 떨리고 가슴아프다. 이거 어떡해야하나.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남편에게 전화는 없었다고 한다.

드라마 같은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이 사실 여부에 의혹이 제기하자 글쓴이는 이틀 뒤 “절대 자작극이 아니다”며 “남편의 안식처를 깨트린 것 같아 안타깝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줌마 나빠요” “안식처가 지옥을 변했네” “남편분 인내심 대단하네” “자작이었으면” “바람피지 맙시다” “착한 일도 못하겠어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