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25년 만에 또다시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장 회장은 판돈 80여억원 가운데 절반을 회삿돈으로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2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상습도박,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혐의로 장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해외에서 중간재 등을 구매하면서 대금을 실제가격보다 부풀리거나 불법 무자료 거래를 동원해 회삿돈 2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장 회장은 철강자재 부산물을 모아 세금계산서 없이 내다 팔고 판매대금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장 회장은 2013년 하반기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에서 판돈 800만달러(86억여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 있다.
검찰은 판돈의 절반가량을 빼돌린 회삿돈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주로 미국법인인 동국인터내셔널(DKI) 계좌를 거쳐 판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에게는 100억원대 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자신이 가진 부실계열사 지분을 우량계열사가 사들이도록 하고 다른 계열사에 이익배당을 포기하도록 해 배당금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2011년 동국제강 세무조사 결과와 장 회장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 첩보를 토대로 지난달 28일 동국제강 본사 등지를 압수수색 하며 공개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범위를 장 회장의 개인비리로 한정하고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동국제강 주변에서 제기된 다른 의혹들은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중요 참고인 회유와 진술번복 정황이 포착돼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1990년에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산 적이 있다. 장 회장의 구속여부는 다음 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문동성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80억대 원정도박 혐의 영장
입력 2015-04-23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