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 등을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일정을 한창 소화 중인데다, 야당 대표의 촉구성 주장에 청와대가 즉각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기류가 읽힌다.
다만 청와대 내부적으론 박 대통령이 이미 순방 출국 전인 지난 16일 여러 의혹에 대해 “어떤 조치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성완종 파문이 계속 확산되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특히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또 여러 차례 검찰에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고 “부정부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따라서 의혹 해소와 비리 척결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는 누구보다 강력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그동안 국내 현안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메시지 자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미 정치개혁과 사회개혁을 강력히 천명한 만큼 개혁 차원의 적폐 해소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으론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진행돼야 하지만, 정치공세 성격이 짙은 주장에는 휘말리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퇴를 주장한 문 대표 회견에 대해서 한 관계자는 “별달리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청와대,문재인 특검 발언에 무반응
입력 2015-04-23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