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한.칠레FTA 업그레이드 필요성 공감

입력 2015-04-23 16:31
칠레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지난 10년간 변화된 통상환경을 반영해 현 FTA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칠레 정상회담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향후 양국간 자유무역이행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칠레 FTA 업그레이드 필요 공감=박 대통령은 칠레와의 고부가가치 창출 협력에 대해선 “이번에 양국 간에 정보통신, 보건의료, 천문우주 분야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고 남극 정책대화를 개시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두 정상은 양국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교류 확대를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활성화 등 필요한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외에 한·칠레 비즈니스포럼 참석, 국회 방문, 국빈만찬 참석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칠레 비즈니스포럼에서도 양국 FTA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통한 포괄적,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칠레는 중남미, 한국은 동북아의 FTA 허브인 만큼 상대방이 가진 FTA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자평한 경제성과는=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경제성과에 대해 중남미 국가들과의 단순한 기존 교역 수준을 넘어 인프라, 방산, 보건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의 적극 협력으로 새로운 경제외교의 지평을 열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실제로 박 대통령이 페루에서 국산 다목적 고등훈련기 FA-50 수출 관련 논의에 힘을 실어준 것 외에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내세우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페루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항공협력을 강조했고, 페루 측은 비교적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밖에 청와대가 밝힌 상당수 경제성과는 우리 측과 상대국의 명시적인 본 계약이 아니라 양해각서(MOU) 수준으로, 실제 계약으로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콜롬비아와 체결한 MOU를 토대로 전체 중남미 전자상거래 시장에 향후 매년 30억 달러 이상 수출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이나 칠레와의 몇몇 MOU 체결을 수년 후 52억 달러(추정치)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