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은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이다. 특히 골프선수들의 올림픽 염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끝내기 샷이글’로 극적인 승리를 따낸 김세영(22·미래에셋)도 “LPGA로 옮긴 진짜 이유는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김세영뿐만 아니라 박인비, 유소연, 최나연, 김효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프로골퍼들의 한결 같은 희망은 올림픽 출전이다. 최나연은 3년 전 프랑스 에비앙 마스터즈 대회를 마친 뒤 때마침 올림픽이 열리던 영국 런던을 찾아 올림픽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맛보기도 했었다.
타 종목과 비해 고소득을 올리는 이들이 올림픽에 집착하는 이유는 골프종목이 무려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에서 처음 치러졌던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졌다. 골프 인기에 힘입어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 골프를 포함시켰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그동안 올림픽에서 소외됐던 프로골퍼들이 올림픽 출전을 특히 반기는 이유다.
올림픽에는 단체전이 없고 남녀 개인전 금·은·동메달 1개씩이 걸려 있다.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현재 기세로 보면 한국은 여자 개인전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올림픽 출전은 올림픽 개최 한 달 전인 2016년 7월 11일 기준으로 남녀 상위 60명이 출전한다. 국제골프연맹(IGF)이 매주 발표하는 올림픽 랭킹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출전해야 한다는 IOC 권유와 국가별·대륙별 안배가 절충된 것이다. 국가별 편차가 큰 탓에 IGF은 출전 기준을 선정해 지난해 7월 발표했다. 우선 세계랭킹 15위내 선수는 국가별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16위부터는 나머지 출전자를 뽑게 되는데 국가 당 2명의 선수만 해당된다. 다만 15위 안에 2명의 선수가 출전하면 그 국가는 제외된다. 개최국 브라질은 랭킹 순위 안에 선수가 들지 않더라도 남녀 각각 1명이 출전하고, 5개 대륙에서도 최소 1명에게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 규정에 따르면 한국여자골퍼는 23일 현재 4명(박인비, 김효주, 유소연, 양희영)이 세계랭킹 15위안에 들어 있어 국가대표로 자동 출전할 수 있다. 미국도 4명(스테이시 루이스, 브리트니 린시컴, 미셸 위, 렉시 톰슨)이다. 출전 선수가 많으면 그만큼 우승 확률이 높다.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태국, 중국, 대만, 스웨덴 등은 2명씩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4개월이 남은 만큼 올림픽 티켓이 걸린 세계랭킹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세계최고의 무대인 LPGA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여자골프는 16위 김세영을 포함해 세계랭킹 30위안에 12명, 50위안에는 21명이나 포진하고 있어 누가 최종 태극마크를 달지 알 수 없다.
남자부는 배상문, 노승열이 올림픽 랭킹 31위와 37위를 마크하고 있다. 미국은 ‘마스터스의 사나이’ 조던 스피스를 비롯해 버바 왓슨, 더스틴 존슨, 짐 퓨릭이 세계랭킹 15위내에 들어있다. 남자팀 중 유일하게 4명이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112년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 누가 우승하나
입력 2015-04-23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