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부패 사범 검거를 위해 ‘여우사냥’에 이어 ‘하늘망(天網)’ 작전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공안 중심의 여우사냥으로 69개국에서 680여명을 잡아들인 중국 당국은 이달 초부터는 공안 뿐 아니라 자국 내 정부 부처 및 외국과의 공조로 더 광범위한 체포 및 부패자금 차단 작전인 하늘망 작전을 개시했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23일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전날 하늘망 작전의 일환으로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국외 도피범 100명의 명단과 신상명세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공개 목록에는 도피범의 사진과 성별, 이전 직업, 신분증 번호, 여권 명세, 혐의, 도피 일자, 도피 국가 등 방대한 정보가 포함됐다.
1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명이 정부부처나 기업의 수장이었고, 경찰관 회계사 기업재무담당자 은행원 등도 다수 있었다. 도피지는 미국이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26명, 홍콩 5명 순이었다. 또 남성은 77명, 여성은 23명이었다. 대부분은 소득이 높은 광둥, 저장, 장쑤성 등 동부 연안 출신들이었다.
명단 가장 상단에 자리 잡은 사람은 ‘부패의 여왕’으로 불리는 양슈주(68) 전 저장성 건설청 부청장이다. 2003년 4월 미국으로 도피한 이후 2004년 적색수배령이 내려졌다. 양슈주의 비리규모는 2억5320만 위안(약 442억원)에 달한다. 당국은 이미 4240만여 위안의 뇌물을 회수하고 7000만여 위안의 자금과 부동산을 동결한 상태다. 일각에선 아직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가 많아 해외 도피사범의 체포와 송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여우사냥’ 이어 ‘하늘망’ 작전 본격 가동
입력 2015-04-23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