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요즘 손녀 덕 많이 본다

입력 2015-04-23 16:13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가족 가운데 ‘표’를 공략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사람은 딸 첼시가 지난해 9월에 낳은 외손녀 샬럿이라고 AP통신과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손녀가 있기 때문에 힐러리가 손자, 손녀 등 미래 세대를 걱정하는 노년층과 아이를 기르는 젊은 엄마들을 공략하기 한층 수월하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요즘 미래의 미국을 언급할 때 자주 “내 손녀와 미국의 모든 아이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샬럿은 괜찮은 부모를 만나 필요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샬럿과 한날 한시에 태어난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같은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지만 현실은 과연 그러한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힐러리가 교육 정책이나 보육 정책, 빈부 격차 등을 얘기할 때 샬럿이 단골로 등장한다. 폴리티코는 “실제로 손녀가 있기 때문에 힐러리가 보육이나 육아와 관련된 공약이나 보건의료 분야 이슈를 편하게 꺼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샬럿은 출생할 때부터 ‘스타’였다. 노년의 클린턴 부부의 품에 안긴 모습(사진)이 한동안 화제가 됐었다. 손녀를 안은 부부의 모습은 다정해보였고 그런 장면은 자연스레 클린턴가의 치욕인 ‘모니카 르윈스킨 스캔들’을 잊히게끔 하는데 기여했다. 최근 르윈스키가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향후 샬럿의 존재가 더욱 긴요해질 전망이다.

샬럿 때문에 힐러리의 삶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힐러리는 “손녀를 얻은 뒤 많은 게 바뀌었다”고 말해왔다. 또 “기쁜 마음으로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것도 손녀 덕분”이라고도 했다. 샬럿이 정치적 에너지원이 된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