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권용관, LG 임지섭 ‘어깨빵’ 하고 쌩?

입력 2015-04-23 14:10
중계방송 화면촬영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유격수 권용관(39)이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출루 과정에서 충돌해 쓰러진 상대 선수를 외면하면서다. “고의적으로 어깨를 들이밀었던 것이 아니냐”는 항의도 나왔다.

프로야구 커뮤니티사이트는 23일 권용관과 LG 트윈스 투수 임지섭(20)의 충돌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문제의 상황은 전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발생했다. 권용관은 한화의 공격인 4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치고 1루로 달렸다. 임지섭은 마운드와 1루 사이로 낮게 뜬 타구를 가까스로 잡아냈다. 하지만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 권용관과 충돌했다.

충돌의 순간까지는 우연이었다. 권용관은 아웃을 직감한 듯 속도를 내지 않았다. 임지섭은 몸의 균형을 완전히 잃고 쓰러지듯 권용관에게 향했다. 임지섭의 가슴팍은 권용관의 왼팔과 충돌했다. 속도를 줄일 수 없었던 권용관은 가슴팍으로 임지섭의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임지섭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문제는 충돌의 순간 이후였다. 권용관이 팔로 임지섭을 밀어낸 듯한 장면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LG 팬들은 “권용관이 선발 투수인 임지섭을 견제할 목적으로 ‘어깨빵’을 가했다” “임지섭을 완전하게 바닥으로 쓰러뜨릴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다른 팀 팬들 사이에서도 “권용관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나왔다.

반론도 있었다. 충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나온 방어였다는 반박이다. 한 한화 팬은 “권용관이 피할 수 없는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것이냐”고 반문했다.

권용관이 쓰러진 임지섭의 부상 정도를 확인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직행한 점도 입방아에 올랐다. 고의성과는 별개로 자신과 충돌해 쓰러진 선수를 외면한 태도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임지섭은 통증을 느낀 듯 얼굴을 찡그리고 바닥에 누웠다가 잠시 뒤 일어섰다. LG는 임지섭의 부상을 우려해 투수를 교체했다. 임지섭은 3⅓이닝 4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LG가 2대 5로 지면서 임지섭은 패전투수가 됐다. 부상은 없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임지섭에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