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38·프랑스)가 ‘마드리드 더비’ 결승골의 주인공 치차리토(27·멕시코)에게 난데없는 독설을 날렸다.
앙리는 23일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치차리토가 더 좋은 위치에 있어 골을 넣었지만 사실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의 골이었다”며 “월드컵에서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골 세리머니를 한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차리토의 골보다는 호날두의 패스가 중요했다는 분석을 담은 발언으로 보인다. 앙리는 “중계방송 카메라도 이를 알고 호날두를 먼저 비추고 있었다. 치차리토가 호날두와 세리머니를 함께 했어야 했다”고 했다.
앙리는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중계 방송한 스카이스포츠의 스튜디오에서 전문가로 출연했다. 치차리토를 향한 독설은 경기를 마치고 분석 과정에서 나왔다.
치차리토는 이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43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호날두로부터 넘겨받은 공을 오른발로 때려 마무리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1대 0으로 승리하면서 치차리토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치차리토는 골을 넣은 뒤 왼쪽 코너로 달려가 그라운드에 누웠다. 지난해 9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임대되고 호날두, 카림 벤제마(28·프랑스), 가레스 베일(26·웨일스), 하메스 로드리게스(24·콜롬비아) 등 초호화 공격진의 뒤에 가려진 설움을 관중석의 환호성으로 씻었다.
중계방송 화면에는 호날두가 먼저 비춰졌다. 호날두는 치차리토의 뒤를 따라가면서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앙리의 발언과는 다르게 치차리토와 호날두는 하프라인으로 돌아가면서 서로 부둥켜안았다. 치차리토는 경기를 마치고 “완벽한 패스를 건넨 호날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앙리의 발언을 전한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앙리와 스카이스포츠가 치차리토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영국 네티즌의 불편한 반응도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앙리 혼자 급정색… “월드컵 우승했니?” 치차리토에게 난데없는 독설
입력 2015-04-23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