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그림으로 봄의 기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랫동안 나비를 주제로 작업해온 김민구 작가의 19번째 개인전이 4월 22일부터 5월 19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GS타워 더 스트릿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화여대 미술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 100호에서 소품까지 ‘해피(解皮-Happpy)’ 시리즈 36점을 선보인다.
한자어 ‘解皮’는 한국식 발음으로 읽을 때 Happy(행복)이며 “껍질을 벗으면 행복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가식이나 고정관념, 관습과 형식 등을 벗어버리면 꿈꾸던 모습으로 진정한 행복을 얻는다는 것이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갯질을 위해 고치와 애벌레의 과정을 거쳐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시공간에서 자유로운 날갯짓으로 행복을 찾아 가는 여정을 뜻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반복된 선으로 이루러진 시간의 덩어리들은 숲이 되고 나무가 되고 화분이 되고 그 위에 나비의 대변체인 풍선들이 열망의 출구를 찾아 날아다닌다. 나비의 찬란한 부활이 있다면 부활의 상징인 달걀이 등장하고 그 위에 미래를 향해 꿈을 찾으려 도약하려는 치타가 있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꿈일지언정 미래에 피어날 희망 꽃을 피우려 애쓰는 인간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희망과 꿈, 그리움이 실려 더 높은 곳으로 꿈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고 좌절이란 이름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날려줄 바람만 있다면 다시 한 번 희망과 꿈을 담아 날아 보고 싶은 소망을 화폭에 가득 담아냈다.
모든 것이 잠들었을 것 같은 깊은 밤, 고요한 시간 속에서 멈춰버린 나비의 움직임, 이질적 생명체인 치타의 움직임도 정지해버린 깊은 밤의 블루 속에서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는 새아침을 기대한다. 관람객들은 행복, 꿈, 희망으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의 가치와 역할은 좌절의 시대에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닐까.
안재영 국립광주교대 교수(예술철학박사)는 “작가는 행복을 테마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희망을 기다리는 시간, 행복과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나비와 의자를 차용해 은유적으로 그려낸다. 나비는 부활의 상징이기도 하고, 의자는 시간, 기억, 존재, 삶 등의 본질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현대인들에게 이상세계로의 자유로운 날갯짓을 대변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꽃과 나비 그림 김민구 작가 강남 GS타워 개인전 꿈과 희망 담은 해피 시리즈로 봄기운 선사
입력 2015-04-22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