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섹스파티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 첫 여성수장 불명예 퇴진

입력 2015-04-22 16:50
요원들의 섹스 스캔들과 비위로 궁지에 몰렸던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의 첫 여성수장 미셸 리온하트 국장이 불명예 퇴진을 맞게 됐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리온하트 국장이 다음달 중순 은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홀더 장관은 “35년간 법무부와 국민에 봉사하고 2007년부터 DEA를 이끌어 온 그녀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상의 경질로 해석된다.

앞서 CNN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리온하트 국장이 최근 법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퇴진을 논의했으며 법무부는 로레타 린치 차기 법무장관 지명자의 취임 전 그가 떠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조직의 첫 여성수장으로서 8년간 DEA를 이끌어 왔으나 최근 요원들의 잇따른 스캔들이 폭로돼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DEA 요원들이 남미 콜롬비아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수차례 현지 마약조직이 고용한 매춘부들과 섹스파티를 벌인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돈과 고가의 선물, 무기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DEA가 관련요원 7명에 대해 경미한 수준의 내부 징계만을 내리자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추궁과 질타가 빗발쳤다. 그간 마리화나 합법화 추세에 따라 단속을 완화하려는 연방 정부의 움직임에 반발해 오바마 정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던 리온하트 국장은 이번 스캔들로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리온하트 국장은 지난주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요원들의 부끄러운 행동이 나를 화나게 했다. 특히 지난 40년 이상 쌓아온 조직의 평판이 의심받게 됐다”며 퇴진을 시사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