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칠레의 첫 일정으로 수도 산티아고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동포 200여명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칠레 동포사회에 대해 “40년 전 불과 5세대의 화훼농가로 출발한 칠레 동포사회는 남미 지역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오면서 지역사회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경이 없어지고 그만큼 시장이 넓어지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모국과 동포사회의 관계도 상생과 선순환의 파트너십으로 변화해가고 있다”며 “동포사회는 고국의 글로벌 전진기지가 되고, 고국은 동포사회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때 우리 모두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의 중남미 진출 거점이 칠레라면, 칠레 진출의 핵심 거점은 바로 동포 여러분”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칠레 방문기간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한·칠레 비즈니스포럼 참석 등 경제행보에 주력한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여러모로 닮은 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5년 칠레 대선에서 승리하며 칠레뿐 아니라 남미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4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2013년 대선에서 다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또 64세로, 63세인 박 대통령과도 비슷한 또래다. 두 대통령의 아버지들 역시 모두 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칠레 방문에 대해 우리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대국인 만큼 우리나라의 중남미 진출 교두보로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 최초로 1949년 5월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한 우방국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과 칠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 동반자이자 동반성장이 가능한 파트너”라며 “이번 방문은 기존 양국관계를 경제·통상 중심의 협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칠레 방문에 앞서 페루 수도 리마의 라스팔마스 공군기지 민간항공학교에서 열린 ‘한국훈련기 공동생산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페루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페루 현지에서 최초로 국산 훈련기(KT-1P)를 공동생산, 이날 초도비행을 하게 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 2년여 간 양국이 함께 생산한 훈련기가 양국의 협력 의지와 페루 항공산업 발전의 꿈을 싣고 이곳 라스팔마스의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게 됐다”고 격려했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대통령, 칠레에서 “동포사회는 고국의 전진기지” 격려
입력 2015-04-22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