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과 9월 중국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이 열린다.
그런데 대한농구협회는 아직까지 선수 엔트리 구성은 물론 대표팀 감독조차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22일 “엔트리를 짜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여자 대표팀은 6월 초, 남자 대표팀은 7월쯤에나 선수 소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농구계에서는 준비 부족으로 4년 전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자 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나가지 못했다.
협회는 남자대표팀을 관장하는 국가대표운영위원회, 여자대표팀을 관장하는 강화위원회도 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체계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협회는 지난해 1월 27일 일찌감치 남녀대표팀 사령탑으로 유재학, 위성우 감독을 선임했고 5개월간 훈련을 가졌다. 협회 측은 “지난해는 인천아시안게임과 FIBA월드컵,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대회가 있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했던 것”이라며 “올해 늦은 게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협회 내부에선 프로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대표팀 구성에 비협조적이라는 푸념이 흘러나온다. 실제 시즌을 끝낸 KBL 10개 구단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들을 찾기 위해 미국 등으로 떠난 상황이다. 협회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강력히 원하는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도 조만간 휴가를 겸해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KBL이나 WKBL도 할말이 많다. 대표팀 감독이 되면 정규시즌을 준비할 수 없고 선수들은 부상 위험을 안아야 한다. 한 프로구단 감독은 “협회 쪽에서 장기적 계획과 비전은 보여주지 않고 애국심만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 농구는 국제무대에서 오랜만에 좋은 성적을 냈다. FIBA월드컵에 남녀대표팀이 동반 출전했고,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까지 수확했다. 이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서는 협회와 KBL, WKBL 모두 남 탓은 그만두고 힘을 모아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농구,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입력 2015-04-22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