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왕이네… 이명박, 자원외교 묻는 기자에게 “가서 커피나 마셔”

입력 2015-04-22 14:39 수정 2015-04-22 14:53
jtbc 뉴스화면 캡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커피나 마시라”고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jtbc는 21일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찾은 이 전 대통령의 소식을 전했다. 강정고령보는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추진했던 4대강 정비사업의 최대규모지다.

4대강 시설 곳곳을 여유롭게 둘러보던 이 전 대통령은 한 기자가 “자원외교는 왜 한 말씀도 안 해주세요?”라고 묻자 “듣고 싶은 얘기를 하루 종일 따라다녀도 못 들어, 가서 빨리 커피나 마셔”라고 말을 돌렸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친분에 대해서도 “대답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지역을 방문한 게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거듭되자 “빨리 모든 것이 잘돼 나라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짧게 답했을 뿐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커피 발언’을 캡처한 이미지는 2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할 말이 없네요” “뻔뻔갑이다” “배려왕이라고 불러야 하나” “커피 광고 들어오겠어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 전 대통령은 대구상공회의소 만찬 간담회 참석 차 대구를 방문한 길에 4대강 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두 달 전부터 잡혀있던 일정이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자원외교 비리 수사 도중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어나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신중치 못한 처사라는 비난이 거세다.

한편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는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21일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했다. 야당은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핵심 5인방’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무리한 정치공세라면서 반박하면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