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116)] 사울과 무당

입력 2015-04-22 14:00 수정 2015-04-22 14:04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다. 이스라엘을 이끌 최고 지도자로서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았다. 그리고 예언을 하는 선지자의 위치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완전한 하나님의 사람이 된 그의 치적은 무당과 점쟁이 등 우상숭배자들을 몰아내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통치를 한 것이다.

그러나 사울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했다. 하나님을 떠나 백성에게 인기를 얻고자 했고, 성취욕과 탐심이 그를 지배했다. 하나님의 명령을 소홀히 여겨 하나님께서 전쟁을 통해 모든 것을 다 멸하라고 하신 말씀을 어겼다. 살찐 소와 양을 취하고 아각왕을 살려주어 하나님의 노여움을 샀으며, 블레셋과의 마지막 전투에서는 자신감을 잃고 하나님 대신 무당에게 의탁해 사무엘을 초혼하기도 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무당에 의존했던 사울. 하나님은 전투에서 사울과 그의 아들을 시체로 남겨두고 왕권은 자연스럽게 다윗에게 넘어가는 역사를 보이셨다.

최근 텔레비전을 보다가 화제가 된 중심인물의 빈소에 ‘장로 000’이라 적혀 있는 영정을 보면서 얼마간 애틋한 동정의 눈길을 준 적이 있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느낀 감정이다.

한 일간지에 그와 관련된 기사가 크게 난 것을 보았다. 그가 사망하기 얼마 전, 어떤 스님과 동행해 청담동 점집에서 점을 보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복채 20만원이 없어 스님이 대신 내주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제일 위급한 시기에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하나님 대신 스님과 점쟁이에게 의지하여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나님이 계신데 왜 다른 신에게 매달렸는지 모르겠다.

내 친구인 어느 장군이 진급을 앞두고 노심초사하던 중, 천주교 신자인지라 성당에서 진급을 위해 기도를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부인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다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나는 하나님으로도 부족해서 부처님까지 동원하느냐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상황이 급하니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모두의 도움을 받아 꼭 승진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후 결국 그는 진급하지 못한 채 전역을 했고, 부인은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

하나님이 그처럼 크게 키워 주셨는데 왜 더 사용하시지 않으셨는지 생각해 보았다.

몇 해 전 신문에 크게 났던 사건에 후배 한 명이 연관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기에 같이 기도해 준 적이 있다. 담당 변호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 어려운 수감 생활을 했고, 회사는 결국 문을 닫게 되는 등 정말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그 때 그 친구는 감옥에서 하나님께 매달렸다고 한다. 눈물로 회개하며 온가족이 하나님께 매달렸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감옥에 있던 상태에서 가석방이 되고, 재판에서도 무죄가 선고됐으며,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아 보상금 수천만 원까지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감옥에서 맺은 인연으로 인해 큰 회사의 CEO로 영입되어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내게 이런 내용의 간증을 할 때 그의 눈에는 촉촉한 물기가 배어 있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에게만 매달리면 반드시 도움을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그를 이렇게 큰 신앙인으로 새로 태어나게 했다. 오늘도 그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느낄 수 있다.

나도 이런 경험이 많다. 사업을 시작하던 때 돈이 없어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그때 하나님은 길을 열어주셨다. 큰 어려움을 당할 때 진정으로 매달렸을 때마다 외면하지 않으신 하나님 그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힘들 때 기도할 시간만 있다면 이 세상 모든 풍파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우리 주의 백성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기도할 수 있는데 무엇이 걱정입니까”하는 말씀이 더욱 생각난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