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거미(본명 박지연·34)는 노래 잘하는 가수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가수 중 한 명이다. 깊이 있는 ‘소울’과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풍부한 표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거미가 지난 17일 90년대 남자가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앨범 ‘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발표했다. 자신의 장점을 완벽히 표출시킨 수작이다. 앨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서 거미를 만났다.
“90년대 음악 열풍이 불었는데 장르가 댄스에 한정돼 있더라고요. 다양한 장르의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앨범에는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와 박효신의 ‘해줄 수 없는 일’,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 신승훈의 ‘로미오&줄리엣’, 녹색지대의 ‘준비없는 이별’이 포함됐다. 화려하고 부담스러운 편곡을 지양하고 남자 가수의 곡들을 여성의 톤으로 바꿨다. 그는 “다른 가수의 리메이크곡을 들으면서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편안하면서도 다르게 해보려 했는데 쉽지 않더라. 아예 목소리만으로 충분히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남자 가수의 곡만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미는 ‘헤어진 다음 날’에선 래퍼 피타입(P-Type)과, ‘준비없는 이별’에선 절친인 가수 영지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헤어진 다음 날’은 원곡 자체가 기본 힙합 리듬을 가지고 있다”며 “올드 스쿨 스타일의 힙합을 표현해보고 싶어 과감하게 편곡해봤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장르로 나와서 맘에 든다”고 설명했다.
거미는 리메이크 앨범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 “60년대, 70년대 음악들, 특히 한국의 블루스 장르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님은 먼 곳에’처럼 좋은 곡들을 다시 한 번 묶어서 해보고 싶어요. 락 발라드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김건모 선배나 토이의 곡도 꼭 한 번 불러보고 싶어요.”
거미는 다음달 초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후 방송 출연 등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거미는 배우 조정석(35)과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그는 “그릇이 큰 사람이고 자기 일에 대해 신념이 확고하고 성실하다. 대화가 잘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것 같다”며 “노래를 할 때 섬세하게 몰입하며 부를 수 있었다. 이번 앨범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뮤지컬 장르에서 오래 활동해오면서 팬 층이 두터운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오빠에게 오래된 팬 분들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내 진짜 팬들은 너를 분명히 맘에 들어 할 거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열애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에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죠.”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리메이크 앨범 ‘폴 인 메모리’ 발표한 거미 “90년대 복고 열풍 속 발라드에 주목한 앨범”
입력 2015-04-22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