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기업, 성장성·수익성 모두 꼴찌… 일본과는 대조적… 중국은 안정적 수익

입력 2015-04-22 11:26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중일 상장기업의 경영성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성장성(매출액증가율)면에서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3년 이후 일본기업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반면, 한국·중국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매출액영업이익률)면에서는 중국기업이 10% 이상 안정적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기업은 2012년부터 일본기업에 추월당하며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기업은 2011~2012년 3% 이하의 저조한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하였지만 2013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2013년 11.5%, 2014년 4.7%로 비교적 양호한 성장을 달성했다. 반면 한국은 일본기업과의 경쟁 심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2013년 마이너스 2.6% 성장에 이어, 2014년에도 1.4% 성장에 그쳤다. 중국의 경우 2011년까지 20% 이상 매출액증가율을 달성하였지만 2012년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질적 성장으로의 발전전략 전환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7% 대로 낮아지면서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한 자리수로 낮아졌다.

중국 상장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0년 이후 10% 이상 안정적 수익을 유지한 가운데, 2012년부터 한국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모두 일본기업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영업이익률은 한국이 2012년 5.2%, 2013년 5.0%, 2014년 4.8%인 반면, 일본은 2012년 5.8%, 2013년 6.8%, 2014년 7.2%를 기록했다. 2009년 금융위기 시점과 2014년의 성과를 종합 비교해 보면, 한국기업은 성장성(매출액증가율 3.2%p, 비금융업 매출액증가율 -2.1%p)과 수익성(영업이익률 -1.2%p) 모두 악화됐다. 중국기업은 성장속도가 둔화(매출액증가율 4.8%p)되고, 수익성도 정체(영업이익률 0.5%p)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기업은 성장성(매출액증가율 15.0%p), 수익성(영업이익률 2.2%p) 모두 개선됐다.

전경련은 2013년 이후 한중일 3국 기업 중 우리기업의 경영성과가 가장 부진한 것은 전기·전자, 자동차 이외 업종의 수출 부진과 뉴 노멀 시대로 전환하는 중국 경제 둔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조차 부진에 빠져 있는 등 우리 경제가 장기적 저성장으로 가는 위험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대외적으로 정식서명 예정인 한중 FTA 연내 국회비준과 발효, 민관합동 동남아·중동·중남미 경제한류 확산, 기존 수출시장 중심에서 투자지역 및 진출방식 다각화를 통한 해외 신시장 창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내적으로도 외국인투자 활성화를 위한 차이나머니 활용, 창조경제 등 혁신을 통한 산업고도화 실현, 규제개혁 등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여건 조성 등을 주문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