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준호 경남기업 상무 긴급체포

입력 2015-04-22 08:16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지난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이던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긴급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가 지난달부터 2차례 실시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남기업 내부 자료를 빼돌린 혐의(증거인멸)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누군가가 CCTV를 일부러 끈 흔적, 확보한 디지털 파일 일부가 훼손·삭제된 흔적을 발견했었다.

수사팀은 박 전 상무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CCTV를 끈 채 일부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20일 박 전 상무가 검찰에 출석하는 사이 경남기업 지하주차장 CCTV와 박 전 상무의 자택 CCTV 자료를 확보해 이 같은 정황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박 전 상무가 성완종(64) 전 회장과 그의 동생, 장남 등 경영진에게 민감한 내부 자료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박 전 상무의 신병을 인치한 수사팀은 그를 상대로 성 전 회장의 금품 전달 여부 및 경위를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추가적인 정치권 로비가 있었는지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을 12년간 보좌한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의 ‘입’으로 불려왔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 8일 밤 마지막 대책회의를 열 때 핵심 측근으로 참석했다. 성 전 회장이 지난 6일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갈 때에도 동행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