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파키스탄이 46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경제회랑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를 위해 출범한 한 연구소 이름이 파키스탄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투데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파키스탄-중국 연구소(PCI)와 중국사회과학연구원(CASS) 등은 양국 경제 회랑 연구를 위해 ‘란디’(RANDI·Research and Development International)라는 새 싱크탱크를 만들었다. 연구소 공동 의장은 파키스탄 상원의원 무사히드 후사인과 자오바이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맡았다.
문제는 ‘란디’가 파키스탄 공용어인 우르두어와 인도의 힌디어로 ‘성매매 여성’을 뜻한다는 데서 발생했다. 파키스탄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싱크탱크의 무신경한 작명과 중국이 파키스탄을 대하는 태도의 반영이라는 등의 지적이 담긴 댓글을 쏟아냈다.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손녀로 현재 작가로 활동하는 파티마 부토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 기사를 링크하면서 “연구소로서는 부적절한 이름”이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은 연구소 약칭을 ‘RDI’나 '‘레딘’(READIN)으로 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파키스탄과 중국의 대규모 경제 협력을 다소 우려스럽게 지켜보던 인도 언론과 네티즌도 이번 논란을 크게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연구소 이름을 조롱할 때가 아니라 중국과 파키스탄의 경제협력을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거나 약칭의 우연한 일치를 조롱거리로 삼는 것은 여성비하적인 태도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연구소 약칭 놓고 논란
입력 2015-04-22 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