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때문에…" 사회적 지위·명예 무너져

입력 2015-04-21 20:28
“그들(비대위 교수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라고 한다.

박 이사장은 다른 이메일에서도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Bidet委(비데위)'나 ‘鳥頭(조두·새대가리)’라고 부르며 깎아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이사장이 주도해 온 중앙대 학사구조 개편안을 놓고 대다수 교수가 반발하자 인사권을 들먹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표현은 부메랑으로 날아왔고, 결국 박 이사장은 모든 직위를 내려놓아야 했다.

말 때문에 엄청난 대가를 치른 예는 많다. 작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홍역을 치렀다. 조 전무는 당시 비판이 거세게 일자 놀라 황급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같은 달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전 대표는 사무국 직원들에게 “마담 하면 잘하겠다”, “짧은 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라”, “네가 애교가 많아서 늙수그레한 노인네들한테 한 번 보내보려고”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전 교수 A(53·여)씨는 수업 중 학생에게 “수업은 왜 들어와서 XX이야” “너 아르바이트로 술집 나갔다며? 얼굴 보면 다 보여…저런 애 며느리로 보면 피곤해져”라는 막말을 했다가 2013년 10월 학교로부터 파면당했다.

작년 9월에는 이명훈 서울 서부경찰서장이 부하 직원에게 막말을 했다가 전보 조치됐고, 정은식 경북 김천경찰서장도 직원에게 폭언했다가 역시 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같은 달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 역시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했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경찰청으로부터 ‘엄중경고’를 받고 망신을 사기도 했다.



전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