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야구 LA다저스 투자 감사해달라?” 기재위, KIC 감사요구

입력 2015-04-21 18:56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각종 대체투자나 부동산투자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 한국투자공사(KIC)를 감사원이 감사해달라는 요구안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감사 요구서에서 "KIC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위탁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투자기관인데도 안홍철 사장 취임 이후 부동산투자, 투자운용세칙 운영, 각종 대체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리스크 검증 등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KIC 부동산투자의 적정성과 투자 당시 의사결정 과정, 대체투자 추진 과정의 적정성, 기재부·한은에 대한 투자실적 보고가 부풀려진 의혹 등을 감사 요구 항목으로 제시했다.

기재위는 또 공사 내부의 인사이동과 해외사무소 운영 실태는 물론 안 사장 개인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관용차량 등의 사용내역과 해외출장비 집행내역에 대한 감사도 요구했다.

기재위 일각에선 특히 미국 프로야구단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대한 대체투자의 경우 4천억원 이상의 원금과 수익금을 몇 년간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데다, 이 투자에 안 사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투자 추진 과정에서 현지로 출장을 가 초호화 숙박 시설에 머물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재위의 이 같은 감사 요구는 KIC의 방만한 운영을 점검하는 측면과 함께 야당이 기재위 운영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삼은 안 사장의 거취 결정을 압박하는 의도도 깔렸다.

기재위 야당 위원들은 KIC를 폐지하고 한은에 흡수하는 법안을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다룰 예정이며, 전날 여야 간사가 만나 이 법안을 다루는 대신 한동안 열리지 못한 경제재정소위원회를 가동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기재위는 안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있을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거칠게 비방했다는 이유로 야당 측이 안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정상적인 의사일정 진행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