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비만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의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평가하면 국내 비만 인구 비율이 미국 보다 더 높게 나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비만 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이거나 국제기준(BMI 30)에 맞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팀은 올 2월 대한의학회지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 교수팀에 따르면 키 175㎝에 몸무게 77㎏인 성인 남성의 BMI는 25로, 아시아태평양 비만기준을 적용하면 비만에 해당된다. 하지만 세계 비만기준을 적용할 경우 비만이 아닌 과체중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따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비만 기준은 BMI가 23~24.9이면 과체중, 25~29.9이면 비만, 30 이상을 고도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세계 비만 기준은 BMI 18.5에서 24.9를 정상으로 보고, 25에서 29.9는 과체중, 30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비만 기준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2009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6017명(남 2623명, 여 3394명)의 키, 몸무게, BMI, 체지방률, 제지방량을 분석했다.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봤을 때 비만 인구는 남자 38.7%, 여자 28.1%명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한 세계기준으로 평가한 미국의 비만인구 비율 남자 35.5%, 여자 33.4%에 비해 높다.
연구팀은 미국보다 한국의 비만 인구가 많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비만 기준 수치가 낮은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세계 비만 기준과 국내 비만 기준의 수치 차이가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평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BMI 24.2, 미국은 25.5로 국내 수치가 1.3 정도 낮았다. 이는 기존의 5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BMI 비만 기준이 인종별로 차이가 크지 않아 국제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권고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절한 국제 비교를 위해 국제 기준으로 통일하거나 최근 일본검진학회에서 제시한 BMI 남자 27.7, 여자 26.1 이상 비만 기준처럼 연구를 통해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비만기준 BMI를 국제 기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 사망률도 낮고, 질병 발생 위험도 낮은 경도비만 그룹들이 불필요하게 체형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 체중에 대한 사람들의 과도한 집착을 줄이고, 불필요하게 쓰이고 있는 비만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비만 기준 BMI 수치를 27 정도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BMI가 27 이하라도 이상 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개인의 질병 유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식사, 운동, 행동 수정을 포함한 비만 관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국내 비만 기준 상향해야…체질량지수(BMI) 27 정도가 적절”
입력 2015-04-21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