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째 생일날 아침 딸이 다니는 학교 앞에서 택시기사와 난투극을 벌였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장모가 혈액암 투병, 중3 막내 딸은 다리가 부러져 깁스, 자신도 치루수술 받은 지 일주일째라 여러모로 마음이 불편하다는 글쓴이는 21일 이런 사연의 글을 올리고 자신의 행동으로 출근길 불쾌했을 사람들에게 대해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의 사연을 요약한다.
글쓴이는 매일 아침 고3 딸과 친구 3명, 막내 딸을 태워다 주고 다시 돌아와 출근한다고 한다.
이날은 글쓴이의 50번째 생일.
아침에 먼저 출근하는 아내와 큰 딸을 태워다 주고 돌아오는 길, 학교 앞 편도 2차선 도로에서 문제가 생겼다.
1차로는 직진·좌회전 동시신호이고 2차로는 우회전 전용인데 글쓴이는 우회전해야 했다.
그런데 2차로에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 비상등도 켜지 않고 서 있길래 처음엔 주차한 택시인줄 알았는데 안에 사람이 있어, 비켜달라는 신호로 크락션을 세 번 울렸다고 한다.
그때 갑자기 운전기사가 나오더니 다짜고자 “XXX야, 피해가면 되잖아”라면서 열린 운전석 창문으로 글쓴이의 멱살을 잡더라는 것.
운전기사의 이해할 수 없은 욕설과 돌발행동에 글쓴이도 같이 욕을 하면서 멱살 잡고 싸웠다고 한다. 출근길 도로에서 ‘라이브 타이틀매치(?)’가 벌어진 것이다.
5분 정도 격투 끝에 글쓴이 옷이 찢어지고 운전기사 선글라스가 부셔지는 상흔이 남았다.
각자 차로 돌아가는 도중 운전기사의 저주 섞인 욕설에 다시 한바탕 했지만 애들 학교 앞이라 더 이상 확전 하지는 않고 헤어졌다고 한다.
글쓴이는 운전기사의 욕설과 행동을 질타하며 “참지 못하고 안좋은 행동을 한 건 사과합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당신(싸웠던 운전기사)한테 사고하는 게 아니고 나로 인해서 교통혼잡을 일으킨 것과 학생들 앞에서 추태를 부린 것을 사과하는 것이지 당신한테 사과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사과의 대상을 구분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선량한 운전기사님 한테는 미안합니다...(중략)... 저도 IMF시절 잠시나마 택시운전을 해보았기에 님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글을 읽고 불쾌해하실 님들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며 “마지작으로 내 딸과 친구들이 제발 안봤기를 빌어봅니다”고 끝맺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생일날 ‘막가파’ 운전기사와 맞짱 뜬 아빠… “딸! 학교 앞인데 아빠 모습 안봤지? 미안”
입력 2015-04-22 01:30 수정 2015-04-22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