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1일 이 총리를 대신해 ‘국정 3인자’로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최 부총리는 모두발언조차 생략한 채 굳은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다.
최 부총리는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민의례를 마친 뒤 “제16회 국무회의를 시작한다.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해 오늘 회의는 제가 주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도 없이 곧바로 안건 심의·의결 절차에 들어갔고 회의는 20분 만에 끝났다.
통상적으로 회의 안건을 심의·의결한 뒤 부처별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는데 이날 회의에서는 이같은 절차도 모두 생략됐다. 최 부총리는 “부처별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회의를 빨리 끝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 의장의 역할을 하는 정부 각료가 모두발언을 하지 않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총리 사퇴로 정부가 위기 상황에 처한 만큼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총리 역시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사퇴 압박을 받던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도 취임 후 처음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국정 3인자’ 최경환은 말이 없었다
입력 2015-04-21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