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우 감동적인 나라이다. 방문할 때마다 이곳을 위해 싸웠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영연방군의 일원으로 6·25전쟁에 참여했던 윌리엄 스피크먼(88)씨는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 정부가 주는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 훈장을 비롯한 10개의 훈장을 한국에 기증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훈장 기증은 한국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는 저만의 독특한 방식”이라며 “6·25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은 항상 한국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일 국가보훈처가 초청한 영연방 4개국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88명 가운데 한명인 스피크먼씨는 1951년 7월 4일 한국에 도착해 영국 국왕 스코틀랜드 수비대 제1연대에 배속됐다. 한국에 오기전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분단된 베를린에서 그는 공산주의의 좋지 않은 면을 많이 봤다. 그는 한국이 공산주의인 북한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착 당시 한국의 상황은 굉장히 심각했다고 전했다. 3개월 뒤인 그해 10월 그는 임진강 북쪽 마량산 377고지 전투에서 중공군과의 격렬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이듬해 1월 영국으로 귀국한다. 귀국후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군인은 전쟁지역에 현역에 투입되지 않지만 그는 군을 설득해 1952년 4월 21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전투에 임했다.
그는 현재 런던에 있는 제대군인 병원인 왕립첼시병원에 생활하고 있다. 그는 “군인은 항상 자신이 싸웠던 전장을 생각하게 된다”며 “죽으면 한국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기증한 훈장들은 부산 유엔군 묘지 옆 평화박물관에 전시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영연방군 6.25참전 용사 훈장 기증
입력 2015-04-21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