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소망교회에서 장로 되는 법

입력 2015-04-21 16:32 수정 2015-04-21 17:21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김지철 목사)는 지난 12일 장로선출을 위한 2차 공동의회를 열었습니다. 최종후보 15명 중 장로로 피택된 사람은 박지화(67·여), 박경희(59·여) 권사 2명뿐이었습니다.

세간에는 ‘소망교회에서 장로가 되는 것이 국회의원 되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교회에서 ‘장로 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죠. 2008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장로로 피택된 사람은 16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소망교회의 장로 후보자가 되려면 ‘만 40세 이상’ ‘집사 경력 7년 이상’ ‘교회 제직회 및 각 기관에서 7년 이상 봉사’ ‘직계가족 모두 소망교회 성도’라는 조건을 갖추고 성도들의 추천을 받아야만 합니다. 후보가 되면 예수를 영접하게 된 계기와 소망교회에서의 활동사항, 최근 3년간 전도여부 등을 ‘신앙이력서’에 적어 제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전 교인에게 공개합니다. 선거에서는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헌법에 따라 투표 참가자 3분의 2이상의 득표를 해야만 피택 장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장로 직분을 쉽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95년 이 교회 장로가 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92년 국회의원이 된 후 3년 넘게 주일새벽 주차 봉사를 했고, 94년 장로선거에서 한 차례 떨어졌습니다. 잦은 출장으로 봉사가 어려웠던 현대건설 재직 시에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합니다.

소망교회측은 “장로 선출이 성도들의 선거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사회적 명망보다는 사역과 봉사활동을 통한 성도들의 인정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선거는 남성과 여성 후보를 나눠 투표를 진행했는데 투표자들이 남성후보 13명 중 8명에게, 여성후보는 2명 중 2명 모두에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후보가 표를 얻기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교회가 부족한 여성장로의 수를 충원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합니다.

장로는 봉사와 구제 활동뿐 아니라 교인의 영적 상태를 돌보거나 성경을 가르치고 신앙생활을 인도하며 교인 권징(勸懲)과 심방, 전도활동에 적극 참여합니다. 때에 따라 담임목사의 역할을 일부 대행하기도 합니다.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인 만큼 엄격한 선출조건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부디 신앙과 삶에 모범을 보이며 깨끗한 양심을 가진 좀 더 많은 이들이 장로 직분을 맡아 한국교회를 이끌어가길 소망합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