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스마트폰 등을 헐값에 사들여 필리핀 등 해외에 팔아넘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수집책, 행동책, 밀반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항공화물로 부치거나 유학생들을 통해 빼돌렸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분실·도난 스마트폰을 사들여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상습장물취득 등)로 폭력배 이모(35)씨와 귀화한 중국인 B(33)씨, 베트남 유학생 P(28)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손님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 등을 이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긴 택시기사 오모(53)씨 등 22명을 점유이탈물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택시에서 분실한 스마트폰 등을 사들이는 수집책, 직접 소매치기를 하는 행동책, 항공화물로 포장해 해외로 보내는 밀반출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홍대·건대입구역 등에서 소매치기하거나 택시에서 분실한 스마트폰 648대(시가 5억8000만원 상당)를 취득해 필리핀과 중국, 베트남 등으로 밀반출해 4억27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행동책인 이모(46)씨와 배모(47)씨 등은 직접 소매치기해 훔친 스마트폰을 폭력배인 이씨 등에게 5만∼9만원 정도에 팔아넘겼다. 중간 수집책인 장모(35)씨와 인모(22)씨는 저녁 시간대 서울지역 길거리를 돌며 휴대전화 불빛을 흔들어 ‘스마트폰을 구입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수법으로 택시기사들에게 스마트폰을 수집해 이씨 등에게 넘겼다.
사들인 스마트폰은 케이스와 배터리를 분리한 뒤 메인보드만 비닐로 포장해 항공화물로 필리핀에 부치거나 중국·베트남 유학생 편에 숨겨 해외로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스마트폰 절도 혐의로 붙잡힌 배씨를 조사하다가 밀거래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은 달아난 밀반출책 허모(33·중국국적)씨 등 5명을 쫓고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수집책, 행동책, 밀반출책으로 나눠 분실·절도 스마트폰 해외 밀반출
입력 2015-04-21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