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청와대 핫라인 움직였다” 李총리 사퇴 막전막후

입력 2015-04-21 12:30 수정 2015-04-21 14:51

여권 핵심부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20일 물밑에서 급박하게 돌아갔다.

오전 9시30분 서울 관악을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새누리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까지 귀결되는 당 지도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 회의에서 이 총리의 거취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귀국하는 27일까지 기다리자는 기존 입장을 완전히 바꾸면서 '박 대통령 귀국전 사퇴불가피론'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 논의 결과를 토대로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당의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오를 전후한 시간에 청와대에 당의 공식 의견으로 입장이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사실은 전면 부인했다.

당 지도부의 뜻은 이 총리에게도 전달됐다. ‘메신저’ 역할은 이 총리가 원내대표를 지낼 때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김재원 의원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청와대와 페루 리마의 청와대간에도 지구 반대편을 오가는 교신이 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남미 순방차 페루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달한 입장과 국내 동향 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점은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사안의 긴박한 성격상 김 대표의 입장을 전달받고 바로 보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페루 리마와 서울간의 시차는 14시간으로 박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0일 오후 10∼11시(한국 시간 정오∼1시) 정도에 국내 기류에 대해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간에 긴급한 의견교환이 오가는 사이 이 총리도 본인의 거취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총리가 공관으로 퇴근하고 사의 표명이 확인되기까지 대략 7시간 동안 상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 시간에 새누리당의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관계자가 박 대통령의 뜻을 이 총리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이 총리의 사의 표명이 보고라인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 본인이 직접 박 대통령에게 전화하지 않고 청와대 핫라인을 통해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달했을 것이라는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총리 거취 문제가 20일 한밤중에 정리된 점을 감안할 때 이 총리 본인의 최종적인 결심과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 등이 이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