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최근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교수들에게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주겠다” 등 막말했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다. 재단 이사의 보복성 발언에 네티즌들은 “조폭 깡패나 중동 테러리스트 IS나 다름없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2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면서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박 이사장은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또 다른 e메일에서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수차례에 걸쳐 변기를 뜻하는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무식한 말로 새XXX)”라고 표현했다. 박 이사장은 또 “그들을 꽃가마에 태워 복귀시키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게 해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음을 중앙대 인사권자로서 분명히 한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중앙대의 한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무렵 실제 학교본부 측에서 그 같은 내용의 문서 통보를 받았다”면서 “교수들에게 막말을 했다는 문제를 차치하고도 재단 이사장이 학교 운영에 개입하는 건 명백한 사립학교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박 이사장의 e메일은 중앙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박 이사장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박 이사장이 대학 교수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중앙대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이 같은 내부 자료를 대거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앙대 홍보팀 관계자는 “거친 표현이 e메일에 나온 건 사실이지만 일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외부공표용이 아닌 내부 관계자들끼리의 의견 교환”이라며 “인사 등 학교의 주요 현안에 대해 중앙대 정관상 이사장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 박 이사장이 대학 임원들에게 총학생회 등 학생을 사칭한 현수막을 걸어 학과제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에 맞서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피 많이 나게 목 쳐주겠다”
입력 2015-04-21 11:04 수정 2015-04-21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