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자살 직전 김기춘 집 배회했다. 통화도 40 차례

입력 2015-04-21 08:12 수정 2015-04-21 15:33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들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평창동 정토사 입구. 다음 로드뷰 캡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에게 구명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경찰 무선 교신 녹취록’에는 성 전 회장이 9일 자살을 하기 직전 김 전 실장의 자택 인근에서 배회한 정황이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김 전 실장의 자택과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포착된 것이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평창동 K빌리지와 평창동 정토사 인근을 맴돌았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과 만남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성 전 회장은 CCTV 기준으로 오전 5시 33분 형제봉 매표소에 도착해 오전 9시쯤 김 전 실장의 자택에서 400m 떨어진 K빌리지를 지나 오전 11시 5분쯤 정토사를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의 신호가 잡힌 정토사 인근이 김 전 실장의 자택을 중심으로 형제봉 매표소와 정반대에 있는 것으로 볼 때 자살하기 직전 김 전 실장의 집을 들렸을 개연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된 이후로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동아일보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성 전 회장과 김 전 비서실장의 착·발신 기록이 40여 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전 실장은 2013년 11월 6일 성 전 회장을 비롯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도 의원 5명과도 저녁을 먹은 사실을 끝내 시인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