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 배우는 김정은 닮은 배우?” 北 당국, 외모 비슷한 인물 직접 선발

입력 2015-04-21 06:00

북한의 배우 구성을 보면 인민배우, 공훈배우, 일반배우로 나뉜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1일 보도했다. 인민배우는 예술인으로서 최고의 칭호이며, 공훈배우 역시 정권의 정령에 의하여 수여되는 높은 칭호다. 일반배우는 조연에서부터 단역까지의 역을 하는 배우들이다.

한 탈북자는 “공훈배우나 인민배우의 칭호를 수여 받아도 경제적인 혜택은 없고 본인과 가족의 자긍심만을 갖게 된다”면서 “김정은이 김정화라는 배우에게 승용차 선물이 내린 적이 있다. 같은 인민배우라 하더라도 김씨 일가의 눈에 들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에는 연기력에 상관없이 이미지만으로 최고의 특혜를 받는 '1호 배우'도 있다. 1호 배우는 김씨 일가의 역할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배우다. 현재 북한에는 김일성 역할의 1호 배우는 3명, 김정숙 역할을 연기하는 1호 배우는 4~5명 정도다.

또다른 탈북자는 “1호 배우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김씨 일가와 외모가 비슷해야 한다. 그리고 토대(가문의 행적이 깨끗해야 함)가 좋아야 한다. 1호 배우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예술영화 ‘밀림이 설레인다’에서 김정숙(김정은의 할머니)역할을 하고 있는 1호 배우 김원숙은 해산에서 예술대학을 다녔다고 한다. 졸업 후 조선인민군 협주단 김광석 예술보조원으로 활동하다가 김정숙과 눈매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1호 배우로 뽑혔다. 본래 그의 가족은 혜산 국경지대에 살았는데 딸의 발탁과 함께 평양 내 호화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영화 감독들은 김일성에 대한 영화를 찍을 때 1호 배우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며, 배우를 부를 때도 장군님(김일성)을 대하듯 깍듯하게 대한다.

그러나 1호 배우는 거리에서 전혀 볼 수가 없다. 북한에서 김씨 일가는 성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에 1호 배우들도 함부로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다. 1호 배우의 직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김씨 일가에게 누가 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