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휘기는 남북 학부모가 똑같네?” 北, 잔디 등 학교 현대화 비용 학부모 전가

입력 2015-04-21 05:05

이달 초 북한의 초급·고급중학교 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교육 당국이 시설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각종 세부담을 학부형들에게 부과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1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12년제가 도입되면서 고급중학교에서는 신식(新式) 교육설비를 갖추는 일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국은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실험설비와 학교 시설 구비에 드는 비용까지 학생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신학기를 맞아 학교 운동장 인조 잔디 사업이 또 학생비용으로 부과되어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도(道)내에 있는 고급 중학교 900여명의 학생들이 3차에 걸쳐 일인당 2만원(북한돈) 씩 총 6만원 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학교교육 기자재에 대한 자금후원은 지역에 거주한 공장, 기업소가 도와주도록 되어 있지만 공장, 기업소가 자금이 없어 가동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학교현대화는 위(당)의 지시에 대한 사업결과로 총화되기 때문에 학교는 세부담을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학교 세부담에 반발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 생활총화 대상이 된다”면서 “왜정 때 월사금 못 내면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지금은 학교를 그만둘 수도 다닐 수도 없는 억울한 세월”이라고 부연했다.

또 소식통은 “월사금내며 공부하던 시대가 (북한) 세부담제도보다 훨씬 싸고 좋을 것 같고, 선생이나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방법일 것 같다”면서 “학부모들은 ‘(북한)도 월사금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