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월가 부유층들의 고액 연봉을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 그의 강연료 수입을 시간당 계산하면 미국 내 10대 고액 연봉 최고경영자(CEO)들을 훨씬 앞지른다고 정치전문지 ‘워싱턴 이그재미너’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강연료 수입은 1회당 30만 달러(약 3억2500만원) 수준이다.
이는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10대 고액 연봉 CEO 명단 가운데 1위인 의료전문 유통업체 맥케슨의 존 해머그랜 연봉 1억3120만 달러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머그랜의 연간 소득을 미 노동부가 정한 연간 표준 근로시간(2080시간)으로 나누면 그의 시간당 수입은 6만3076달러에 불과해 클린턴 전 장관이 1회 강연하고 버는 수입에 훨씬 못 미친다.
10대 고액 연봉 CEO의 시간당 평균 수입은 5만4213달러로 클린턴이 받는 강연료 수입의 약 6분의 1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 가구당 연간 평균 소득은 5만1939달러로, 10대 CEO의 시간당 평균 수입보다 약간 못미쳤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에게 쏠리는 고액 강연료 수입 논란을 의식한 듯 유세 활동 초반부터 부자들을 겨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주 아이오와주 커뮤니티대학에서 행한 유세 연설에서는 “CEO들이 직원에 비해 평균 300배가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사돈 남말하는 힐러리, CEO 고액 연봉 비판하는데
입력 2015-04-20 17:37 수정 2015-04-20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