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예약판매로 바로 사는 사람은 호갱(물건을 비싸게 주고 사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20일 삼성전자 갤럭시S6 공시 지원금(보조금) 인상을 두고 예약 가입자의 불만이 쏟아졌다. 갤럭시S6 출시 1주일 만에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이 최대 5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1주일 단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단통법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1주일에 한 번씩 보조금을 상한액 내에서 책정할 수 있다. 현행 방통위의 보조금 상한액은 33만원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S6 출시를 앞두고 이통사들은 33만원 내에서 ‘눈치 작전’을 펼치며 보조금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1주일 뒤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갤럭시S6 32GB 기준으로 SK텔레콤은 13만원(LTE무한100 요금제 기준), KT는 21만1000원(순 완전무한 99 요금제 기준), LG유플러스는 19만4000원(LTE 얼티밋 무한자유 124 요금제 기준)의 보조금을 책정했다.
1주일 만에 보조금은 크게 올랐다. 갤럭시S6 32GB 기준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종전 지원금보다 11만8000원 오른 24만8000원을 책정했고 앞서 17일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2만7000원(11만6000원 인상), 30만4000원(11만원 인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법정 상한액 33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단통법이 이통사 눈치작전을 부추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됐다. 출시 첫 주에 사전 구입한 충성도 높은 고객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지원금을 받고 같은 단말기를 구입한 것이다. 뽐뿌 등 IT기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갤럭시S6를 3개월 기다렸다 사야 한다’ ‘예약판매 사은품 대신 지원금 혜택을 많이 받는 것이 낫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9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유통현장 방문에 나섰을 때 유통점 관계자들이 “생각보다 단말기가 팔리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한 것도 ‘기다렸다 사야 한다’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갤럭시S6 출시 이후 두 번째 지원금이 공시된 지난 18일 1만2804건, 19일 7789건의 번호 이동이 이뤄졌다. 전주에는 일요일 개통이 이뤄지지 않아 토요일인 11일에만 1만5127건의 번호 이동이 일어났다. 지원금을 대폭 올렸지만 18, 19일 각각 번호이동 건수는 11일보다도 적었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5만~7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상한액 내에서 보조금을 올릴 여지가 많이 남아 소비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또 5월 초에 갤럭시S6 블루 토파즈, 갤럭시S6 엣지 그린 에메랄드 등 새로운 색상 추가가 예고된 데다 충격에 잘 견딜 수 있는 ‘갤럭시S6 액티브’가 곧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소비자들이 당장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로 꼽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혼란의 단통법] 매주 바뀌는 단말기 지원금에 소비자 뿔났다… 이통사들 눈치보기 부추겨
입력 2015-04-20 18:02 수정 2015-04-2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