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페루 문화행보

입력 2015-04-20 16:51
페루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에서 현지 K팝 등 한류 팬들과의 만남, 역사박물관 방문 등 문화행보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리마 시내 한 호텔에서 페루의 한류 팬클럽 연합회 소속 14명을 만나 K팝과 한류, 페루와 한국의 음식 등 양국의 문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페루 현지 K팝 동호회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주 페루대사관에 등록된 페루 내 K팝 팬클럽은 124개, 팬 수는 3만∼5만 명으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은 “팬클럽이 함께 모여 한국 댄스와 노래를 즐기고, 자발적 봉사활동도 하고, 그런 인연으로 한글공부도 한다고 들었다”며 “여러분의 애정어린 활동이 한국 젊은이와의 우정을 깊게 하고 페루와 한국이 좋은 이웃국가가 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페루 음식을 드셔 보셨나”라는 질문에 “오늘 점심때 페루가 미식 국가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맛있게 먹었다. 한국인에게도 잘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학생이 “김치를 좋아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삼겹살”이라고 맞장구를 쳤고,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페루 젊은이들은 박 대통령에게 페루 야생동물 라마 인형과 은으로 만든 브로치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너무 예쁘다. 굉장히 세련된 무늬”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페루는 2002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가 첫 전파를 탄 이후 남미 국가 중 한국 드라마를 가장 많이 방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K팝이 소개되면서 페루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디아나 알바레스 칼데론 페루 문화부 장관과 함께 페루 인류고고학 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페루가 미주 대륙 최초의 ‘까랄(Caral)’ 문명 등의 유적들을 잘 보존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박물관장과 고대 페루문명 및 문화유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페루의 문화유적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와서 보게 돼 감동이 많다”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박물관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동포 100여명을 초청한 만찬간담회에선 “40여년 전 10여명의 병아리 감별사가 처음으로 정착하며 탄생한 페루 동포사회가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것은 여러분이 남몰래 흘린 땀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간담회에는 1974년 페루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페루 여자배구를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으며 ‘페루 배구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만복 감독도 참석했다.

리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