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팀 반란은 없다… 슈틸리케호, UAE와 최종 모의고사

입력 2015-04-20 15:42
“괜찮은 조에 속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절대로 만만한 팀은 없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편성이 끝난 뒤 밝힌 소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쿠웨이트(127위), 레바논(144위), 미얀마(158위), 라오스(178위)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이 중 만만하지 않은 팀은 중동 2개 팀이다. 카타르클럽 3개 팀에서 4년 가까이 감독 생활을 해 중동 축구에 밝은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 레바논을 염두에 두고 아랍에미리트(UAE·68위)를 최종 점검 상대로 정했다.

한국은 UAE와의 평가전을 통해 중동 팀의 반란을 제압할 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동 축구’를 구사하는 UAE는 한국의 스파링 파트너로 제격이다.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UAE에 11승 5무 2패로 크게 앞서 있으며 최근 4연승을 거두고 있다. 마지막 맞대결은 2011년 11월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으로 이근호, 박주영의 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그것은 4년 전 일이다. 현재의 UAE는 능력 있는 ‘젊은 피’가 수혈돼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UAE는 개인 기량을 앞세워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을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3위에 올랐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패싱 능력까지 과시한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24·알아인)은 경계 대상 1호다. 공격수 알리 맙쿠트(5골·알 자지라)와 아메드 칼릴(4골·알 아흘리)은 호주아시안컵 득점 랭킹 1, 2위를 휩쓸었다.

‘침대 축구’로 악명이 높은 중동 축구는 근래 많은 발전을 이뤘다. 외국에서 유입된 명장들이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정신 상태도 바꿔 놓고 있다. 중동 축구의 특징은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라 개인 기술 위주로 경기를 풀어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개인 돌파를 막아야 한다.

단점은 약한 팀워크와 조직력이다. 다혈질인 선수들은 한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선제골이 중요하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으면 중동 팀은 ‘침대 축구’를 하지 못한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