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폴란드도 홀로코스트 책임”…폴란드 격앙

입력 2015-04-20 14:05
‘폴란드도 홀로코스트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발언에 폴란드가 분노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독일, 폴란드, 헝가리,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의 살인자와 공범자들이 악랄한 짓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코미 국장의 발언에 대해 “역사적 지식이 결여돼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유대인을 도운 수많은 폴란드인을 모욕했다”고 항의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또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멀 미국 대사에게 항의하고 그를 불러 사과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멀 대사는 이날 열린 바르샤바 게토 봉기 72주년 기념식에서 즉시 사과했다.

멀 대사는 “독일의 나치가 아닌 폴란드나 다른 나라가 홀로코스트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실수이며 위험하고 모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 외무차관과 만난 뒤에도 기자들에게 “폴란드가 어떤 방식으로든 홀로코스트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미국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독일 나치만이 책임이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치하에서 폴란드인 600만명이 희생됐으며 그 중 절반은 유대인, 나머지는 기독교인이었다.

앞서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전쟁 영웅을 기리는 자리에서 폴란드에 있던 나치 수용소를 ‘폴란드 수용소’라고 실언해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