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살려 주세요. 멍멍멍”
지난 15일 무안경찰서 사무실에서 일에 열중하고 있던 정춘섭 경위와 심효민 경장은 밖에서 울부짖는 강아지 소리에 창밖을 내다봤다.
경찰서 앞 차들이 씽씽 오가는 대로 한 가운데에서 어미 개 흰둥이 한 마리가 안절부절 못하고 도와 달라는 듯이 왔다갔다했다.
자세히 보니 흰둥이 곁에는 축 늘어져 쓰러져 있는 다른 강아지가 있었다. 상황을 직감한 두 경찰은 서둘러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는 차에 치인 듯 죽은 새끼 개가 쓰러져 있었고, 어미개는 새끼를 깨우려는 듯 발로 차기도 하고, 짖기도 하면서 지키고 있었다.
경찰들은 2차 사고를 우려, 얼른 새끼를 도로 밖으로 옮겼다. 하지만 새끼는 사고로 이미 죽어 있었다. 어미는 피로 흥건한 새끼의 얼굴을 닦아주며, 경찰들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새끼의 사망을 확인한 경찰은 군청에 연락해 새끼 강아지를 처리하도록 요청했다.
이어 도착한 차량에 새끼를 옮기자 어미는 자기도 차량에 태워달라는 듯 발을 구르면서 울부짖었다.
새끼와 끝까지 함께 할 듯이 차를 따라 가던 어미는 한순간 멈춰서더니 경찰에게 따라오라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흰둥이를 따라 경찰이 도착한 곳은 흰둥이의 집이었다. 집주인 할머니는 흰둥이와 새끼가 모자지간임을 확인해줬다.
할머니는 “항상 둘이 같이 다녔는데 앞으로 흰둥이를 보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무안경찰서가 이 사연을 페이북에 올리면서 네티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 말 못하는 짐승도 저러는데 가족의 정을 새삼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이런 작은 일에도 세심한 배려 베푸신 경찰에게 고마움을 느껴요”라며 댓글이 잇따랐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사진] 사고로 죽은 새끼 곁을 지키는 어미개의 모정
입력 2015-04-20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