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충남지사 시절 완사모 회장과 골프 회동…유착 의혹

입력 2015-04-20 07:49

이완구 국무총리가 충남도지사 시절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회장과 골프 회장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완사모 회장은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횡령 자금 중 일부가 이 총리 측에 전달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완사모 회장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도 라운딩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 완사모 자문임원단 회장 이모(61)씨와 이완구 국무총리의 충남지사 재직 시절 골프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 아산시 소재 시내버스업체 대표로 회사 자금 등 총 6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6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 매체는 아산 지역 인사들을 인용, 이씨가 D골프장을 무대로 정관계 인사를 접대해왔으며, 이 총리도 2009년 이곳에서 이씨와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D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로부터 ‘이씨가 지사님과 함께 골프장을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직원들이 ‘지사님’이라는 호칭을 쓴 점으로 미뤄 이 총리가 도지사 사퇴 이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그 해 12월 세종시 이전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충남지사 직을 사퇴했다.

아산 지역의 한 경제계 인사 A씨도 “이씨가 D골프장에서 이 총리,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여ㆍ야 정치인 등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을 가리지 않고 골프 접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씨가 정치인들을 접대한 내용이 담긴 장부를 골프장 내 사물함에 보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골프장을 찾았던 이씨는 자신의 사무실이 아니라 골프장 근처에서 장부 같은 것을 쓰고 라커룸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D골프장 관계자는 “당시 이씨는 1년에 최소 150회 이상 골프장에 나왔고, 일반사물함 두 개를 십수년 째 개인사물함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5년 개장한 D골프장은 한때 회원권이 7,000만원에 거래될 만큼 천안ㆍ아산 일대에선 명문 골프장으로 꼽힌다. 아산 지역 골프모임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뿐 아니라 성완종 전 회장,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 유지들과 자주 회동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