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송신영, 3200일 만에 거둔 감격의 선발승

입력 2015-04-19 19:05 수정 2015-04-19 20:13
“4이닝, 2실점만 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갔습니다.”

불혹을 앞둔 넥센 히어로즈의 송신영이 19일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면서 세운 목표였다. 선발 투수 답지 않게 지나치게 소박했다. 일반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점수를 내주지 않겠다는 선발들의 목표와는 차이가 있었다.

결과는 그의 바람과 정반대로 나왔다.

송신영은 이날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상대에게 내준 건 4피안타, 1실점 뿐이었다. 여기에 2006년 7월 15일 수원 LG 트윈스전 이후 3200일 만에 선발승도 따냈다.

원래 송신영의 자리는 선발이 아니라 불펜이었다. 선발로 나선 마지막 경기는 2008년 5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1999년 현대 유니콘스로 시작해 넥센과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를 거쳐 다시 넥센으로 돌아온 송신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선발이었다. 이를 위해 스프링 캠프에서 투구수를 늘리는 데 힘썼지만 시즌 시작을 2군에서 맞았다.

송신영의 목표는 5선발이었다. 이번 시즌 염경엽 감독은 앤디 밴 헤켄-라이언 피어밴드-한현희-문성현 등으로 4선발을 꾸렸다. 나머지 5선발은 송신영과 금민철, 김대우 등이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그리고 이날 염 감독은 송신영을 1군으로 불러들여 선발로 내세웠다. 그로서는 2528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송신영은 “연승을 하고 있는 중에 등판이라 부담도 많이 됐다”면서 “한 구, 한 구 던질 때 마다 동생들의 파이팅 해주는 소리가 참 고마웠고 울컥했다”고 했다.

마운드에 오르자 베테랑다운 노련함이 빛을 발했다. 직구 구속은 136~144㎞로 다양했다. 여기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상대팀 타선의 허를 찔렀다. 7회 KIA 최희섭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투구 수도 99개에 불과했다.

타선도 송신영을 도왔다. 4회 초까지 선발 전원 안타와 전원 득점을 하며 13점을 뽑았다. 이날 넥센은 15대 4로 승리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염 감독은 “송신영의 선발 호투와 타선의 활약 덕분에 불펜까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면서 “송신영에게 완벽한 제구를 요구했었는데 그 이상을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대전(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 인천(SK 와이번스-LG 트윈스), 잠실(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대구(삼성 라이온즈-케이티 위즈)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