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멀쩡해도 속으로는 난치병으로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이 받은 불이익은 얼마나 많을까. 루푸스(Lupus: 낭창)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여대생이 멀쩡한 겉모습 때문에 받은 억울한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여대생 할리는 주차를 하고 자신의 차에 걸어놓은 '임시 장애인 주차증'에 누군가 남겨 놓고 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는 손글씨로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신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면 실제로 장애를 겪는 이들이 얼마나 힘들겠냐"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할리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류머티즘 질환의 일종으로 난치성 전신질환인 루푸스를 앓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 루푸스로 인한 관절과 근육, 면역체계 이상 등으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적법 절차에 따라 주차 허가증을 받았음에도 단지 겉모습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오해를 산 것이다.
딸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엄마인 코리나 스코픈스케에게 말했는데 엄마의 대처는 현명했다.
분노하는 대신, 루푸스라는 질환을 잘 모르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코리나는 딸이 받은 쪽지 사진과 함께 루푸스로 겪고 있는 고통과 인내에 대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엄마는 "할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신체장애만큼이나 힘겨운 이 '유령'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제발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내 딸은 꿋꿋이 학교에 다니며 장학금도 받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며 "루푸스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이 글을 많이 공유해달라"고 부탁했다.
엄마의 바람대로 현재 이 글은 20만건 이상 공유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루푸스 환자도 장애인이에요” …장애인 주차자리에 주차했다 비난받은 여대생
입력 2015-04-20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