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26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이지만 금방 어머니와 딸임을 알았다. 둘은 말이 없었다. 잠시 어색한 순간이 있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등켜안고 얼굴을 쓰다듬었다.
“엄마가 미안해.” “아닙니다.” 모녀는 서로를 위로했다. 지난 16일 충북 청주경찰서에서 충주에 사는 이모(29)와 그녀의 어머니(48)가 ‘눈물의 만남’을 가졌다. 이씨는 세 살이 되던 해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하다 17세 때 독립해 줄곧 혼자 살아왔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의 이름도 잊은 이씨는 막연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오는 7월 결혼을 앞두고 가족관계등록부를 떼어 본 이씨는 어머니가 살았다. 그녀는 깊은 혼란에 빠졌다. 밉기도 했지만 그리움도 있었다. 찾을까 말까 잠시 고민도 했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어머니였기에 그녀를 찾기로 결심하고, 지난 15일 경찰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이씨의 사연을 들은 충주경찰서는 곧바로 조회에 들어갔고, 반나절 만에 그녀의 어머니가 경기도 파주시에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재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이씨의 어머니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잠시 망설였지만, 남편의 이해로 딸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이씨 어머니는 “연락을 받고 충주로 향하는 동안 마음이 긴장되고 떨려 운전대로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며 말했다.
이씨는 “엄마가 보는 앞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기쁘다”며 “도움을 준 경찰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주=홍성헌 기자
"엄마가 미안해" 눈물 펑펑-26년 모녀상봉
입력 2015-04-19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