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적자에 빠져들면서 임금삭감과 구조조정 등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19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7년 만에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과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직원 1인당 급여는 2013년 6714만원에서 지난해 6593만원으로 1.8% 줄었다.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9107만원에서 8402만원으로 8.8%, 에쓰오일은 9460만원에서 8973만원으로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에서 유일하게 선전한 현대오일뱅크 직원의 급여도 2013년 8400만원에서 지난해 7900만원으로 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급만 줄어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부 정유사의 직원은 조직개편과 명예퇴직 등으로 인해 정든 회사를 떠나야 했다.
GS칼텍스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3209명에서 지난해 말 3156명으로 줄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1833명에서 1766명으로 1년 새 67명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은 1892명에서 1878명으로 소폭 줄었다.
정유업계는 올해 들어 정제마진의 강세와 원유 투입 원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유진증권 등 7개 증권사의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932억원에 달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등도 모두 흑자전환하면서 2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할 지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정체된 상황에서 정유시설 투자가 수요를 뛰어넘으면서 정제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이 나지 않는 직영주유소나 유휴부지(쓰지 않고 노는 부지)를 매각 대상으로 내놓는 등 사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사상 최악' 한해 보낸 정유업계 칼바람… 임금 깎고 직원 내보내
입력 2015-04-19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