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지역 초딩들 ‘선생님이 꼭 아셨으면 하는 것들…’ 뭉클

입력 2015-04-19 15:51 수정 2015-04-19 17:34
한 선생님이 낸 ‘I wish my teacher knewr…’란 숙제에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응답한 노트의 글들이 미국사회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교사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내는 숙제를 냈다. 대수롭지 않은 숙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녀를 행동하게 하고, 이는 트위터 상에서 화제가 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도울 초등학교 3학년 교사 카일 슈워츠의 따뜻한 사연을 소개했다.

슈워츠는 늘 학생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기 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을 오픈하도록 ‘I wish my teacher knew…’란 숙제를 낼 때만 해도 그 숙제가 이렇게 큰 파장을 가져올지 몰랐다.

지난달 그녀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업 계획을 짜면서 ‘I wish my teacher knew…’를 구상했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에게 말하고 싶은 것 한 가지를 적어내라고 했을 때 그 응답은 일반적으로 교실 상황에서는 알 수 없는 가슴 아픈 것이었다.

슈워츠가 트위터에 공유한 첫 번째 노트는 “집에 숙제를 할 수 있는 연필이 없다”는 학생의 말이었다. 그 노트는 슈워츠를 특히 아프게 만들었다.

슈워츠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모든 학생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자 한다. 하지만 빈곤한 생활 때문에 그들이 고통받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4년째 교사 생활을 해온 슈워츠는 도울 초등학교 학생의 92%가 무료 급식 또는 할인 급식 대상으로 소외 계층 출신인 것에 그동안 주목했다.

이어진 학생의 응답은 “아버지가 6 년 전 다시 멕시코로 추방됐다”는 아버지의 부재를 알린 학생의 것이었다. 또 “놀 친구가 없어요” 등 학생들의 편지는 이어졌다.

슈워츠는 익명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했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고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기꺼이 공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트위터에 노트의 일부를 공유 한 후 슈워츠는 그녀의 수업에 대한 전국 교사의 반응을 받기 시작했다.

노트를 보고 ‘밤에 잠 자기 어렵다’는 등 동료 교사들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수업 계획을 시도한 덕분에 슈워츠는 학생을 더욱 잘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변화까지 얻었다.

슈워츠는 한 학생이 집에서 같 이 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공유한 다음날 그녀가 친구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